2007년 5월 31일 목요일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개미는 두령도 없고 간역자도 없고 주권자도 없으되 먹을 것을 여름 동안에 예비하며 추수 때에 양식을 모으느니라.” (잠언 6:6-8) 작년 이맘때쯤입니다. 연초부터 봄이 다 끝나갈 때까지 몇 달 째 의욕이 없고 생업이랄 수 있는 글쓰기도 너무 힘들고 부담스러워 정수리가 아프고 권태감을 겪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5월 31일에 있었던 지방선거에 투표를 일찍 하고는 충남 태안의 연포 해수욕장으로 갔습니다. 여러 차례 갔던 곳인데 그 날 처음 본 게들이 있었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모래에 구멍을 파고 사는 게인데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정신없이 잡았다 놓아 주기를 반복하며 아이들과 놀았고 올 때는 세 마리 가져왔습니다. 경험상 바다 생물은 키우기 힘든 줄 알면서도 욕심을 냈습니다. 떠온 바닷물을 정기적으로 갈아주고 최대한 환경을 조성해주었습니다. 멸치와 밥알, 과일 등을 잘게 썰어 먹이로 주었는데 밥알을 실에 매달아 살짝 앞에 놓으면 집게로 잡아서 입에 넣고 오물거리는 모습을 보면 신기했습니다. 본래 좀 거친 성격인지 서로 싸우다가 두 마리는 일주일 만에 죽었지만 한 마리는 3주일 간 살았습니다. 그 녀석들이 낮이고 밤이고 시간만 되면 그 30센티미터나 되는 플라스틱 통을 기어오르려고 기를 썼습니다. 열 개의 발로 벽을 긁어 소리를 내는데 한밤중에도 시끄럽게 굴어 잠이 깰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게들에게 배웠습니다. 그것은 생존의 몸짓이었습니다. 하루 두 번씩 물이 드나드는 모래밭에서 물이 빠지면 굴을 파고 들어갔다가 물이 들어오면 막힌 굴 밖으로 나와서 먹이활동을 하는 부지런한 녀석이었으니 그렇게 열 개의 다리를 쉴 새 없이 움직였던 것입니다. 그 녀석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게으른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게들은 그렇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바로 열정이었습니다. 게의 열정!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열정을 잃었던 것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만들었던 좌우명이 “진실, 순수, 열정”이었고 열정이라는 말을 참 좋아했습니다. 세상 살면서 비슷한 일 하다보면 권태가 느껴지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그 때마다 어떤 계기로든 삶의 열정을 회복하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잠언 기자는 개미에게서 근면을 배웠고 저는 바닷가의 이름 모르는 게들에게서 열정을 배웠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열심히 살겠다고 다시 결심합니다. 5월을 마칩니다. 아름다운 지구의 북반구를 찬란하게 하던 봄이 지나갑니다. 6월, 여름에도 열정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옵소서. 원용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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