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정치와 사회

'범(汎) 현대가 1세대의 시대는 가고…'

아진(서울) 2006. 7. 21. 08:45
정인영 명예회장 타계 이후 현대 일군 별들은 지고 … [중앙일보]
1세대 7남매 중 5명 세상 떠 `몽`의 시대로 … 정몽구 회장 장자 역할 더 커질 듯
 정인영 한라건설 명예회장이 20일 별세함에 따라 범 현대그룹은 '영(永)'자 항렬을 쓰는 창업 1세대 7남매 중 5명이 세상을 떠났다. 이제 '몽(夢)'자 돌림의 2세대들이 그룹을 이끌게 됐다. 1세대 중 남은 사람은 정주영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정상영(70) KCC 명예회장과 여동생인 정희영(81) 한국프랜지 명예회장뿐이다. 정희영 명예회장은 경영에 거의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1세대 7남매 중에는 5남 정신영씨가 31세이던 1962년 독일에서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2001년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작고했고, 지난해엔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정순영 성우 명예회장이 잇따라 세상을 떴다.
범 현대그룹의 주요 기업들은 이미 2세 체제로 자리 잡았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2남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 등과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이 그룹 주요 회사들을 이끌고 있다. 정몽준 의원은 현대중공업에는 공식 직함이 없으나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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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인 정상영 KCC 회장도 회사 경영은 장남 정몽진 회장에게 거의 맡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건설도 1997년 고 정인영 명예회장이 당시 회장에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차남 정몽원 회장(당시 부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한라그룹 측은 "앞으로도 정몽원 회장이 변함없이 그룹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2세 체제로 접어든 범 현대그룹의 수장 역할은 2세 중 최연장자인 정몽구 회장이 맡고 있다. 그의 형이며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필씨는 82년 사고로 사망했다. 정몽구 회장은 당장 그룹간의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범 현대그룹은 현재 현대상선을 놓고 형수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시동생인 정몽준 의원 간에 적대적 인수.합병 논란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그룹이 올 4월 현대상선 주식을 대량 매집하자 현대그룹은 "시동생이 형수의 주력 회사를 뺏으려 한다"며 방어 전략을 펴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그룹은 2003년 정상영 KCC 회장과도 경영권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올해 중 매물로 나올 현대건설을 놓고도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등 간에 인수전이 벌어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현대그룹을 가져가는 쪽이 그룹의 적통을 잇는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범 현대그룹이 2세 체제를 잘 다지느냐의 여부는 장자인 정몽구 회장의 그룹 내 갈등 조정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