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성찰/반성의 기회

멀리 보기, 가까이 보기

아진(서울) 2012. 3. 19. 09:12

멀리 보기, 가까이 보기

 

전남 광양의 매화마을에 간 적이 있습니다.

축제의 막바지였던지라 매화는 듬성듬성 피어 있었고,

몰려드는 사람들과 차량에 밀려 서둘러 자리를 떠났습니다.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섬진강을 다시 건넜습니다.

헌데 다리를 건너 다시 돌아본 광양은 사뭇 달랐습니다.

산골짜기마다 하얀 눈이 덮인 듯 매화가 피어있는 것입니다.

사람의 눈이 볼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를 새롭게 인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숲만 보면 나무를 보기 어렵고,

나무만 보면 숲을 보기 어렵다고 했나봅니다.

아름다움도 이렇게 가까이 있을 때가 아름다운 것도 있지만

얼마만큼 거리를 두고 멀리서 바라봐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바라본 산곡의 매화 숲에서 아름다운 봄을 다시 봅니다.

그러나 하마터면 참으로 보아야 할 것을 못 보고 말았을 아찔함의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아름다움은 어쩌면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삶을 아름답게 보다보면 모든 것이 다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멀리 보기, 때로는 가까이 다가가 보기로 우리 삶을

보다 아름답게 느낄 수 있었으면 싶습니다.

 

최원현 / 수필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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