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생명의 말씀

“예수는 십자가로 보냅시다!”

아진(서울) 2007. 3. 29. 08:10

2007년 3월 29일 목요일

"그러나 대제사장들이 무리를 충동하여 도리어 바라바를 놓아 달라 하게 하니, 저희가 다시 소리 지르되 저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마가복음 15:11,13) 사순절도 이제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 고통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그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대제사장들이 충동하여 예수님을 십자가로 보내라고 외치게 한 “무리”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병 고침을 받고 때로 이적을 베풀어주신 떡을 먹던 바로 그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에 입성하실 때 종려나무 가지와 자기들의 겉옷을 길에 펴면서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송하리로다. 오는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막 11:9하-10)라고 찬양했습니다. 그분을 통해서 다윗의 왕국이 회복되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질 것을 확신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나흘 후인 목요일에 무리는 얼굴을 바꾸었습니다. 명절에는 한 죄수를 사면해 주는 관행이 있었는데 대제사장들의 사주를 받은 무리는 예수 대신 반란과 살인죄로 사형 당하게 된 바라바를 놓아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 대신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게 해달라고 소리쳤습니다.“예수를 십자가로 보냅시다. 십자가로 보냅시다.”그렇게 외치던 ! 무리의 치켜 올린 주먹 끝의 엄지손가락은 땅을 향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뒷날 원형경기장에서 기독교인들을 굶주린 맹수의 밥으로 내몰아 죽였을 때 로마 시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예수님을 죽이자고 엄지로 땅을 찌르며 그들은 소리쳤습니다. 예수님은 예정된 대로 십자가에 못 박히셨지만 무리의 얼굴 바꾸는 모습은 영원한 교훈을 줍니다. 익명성 속에 자신을 묻고 싶어 하는 우리들에게도 깊이 시사해주는 바가 있지 않습니까? 주님 앞에서 얼굴을 바꾸는 모습으로 살지 않겠습니다. 주님을 진정으로 따르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옵소서. 원용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