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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5~8호선, 일방적 운행 축소…주말혼잡 가중

아진(서울) 2006. 2. 9. 20:33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지난달 31일부터 열차운행횟수 축소 - 노조 “전기사용료와 인건비 핑계로 시민 편의 무시한 발상” 


미디어다음 / 김준진 기자 

지난주 토요일(4일) 출근길. 서울 지하철 5~8호선을 이용해 출근하던 시민들은 평소와 달리 9분까지 대폭 늘어난 열차 운행 간격 때문에 혼란을 겪었다. 일부 역에서는 승객들이 열차에 탑승하지 못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이하 도공)가 지난달 31일부터 별다른 고지 없이 일방적으로 열차운행횟수를 5~8호선 4내 노선에서 평일은 하루 총 148회, 토요일 포함한 휴일에는 총 312회나 줄였기 때문이다. 도공 측의 열차 운행축소로 인한 시민들의 주말 출근길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서울도시철도노동조합(이하 노조)은 9일 “도공 측이 시민에게 의견 수렴 또는 아무런 공지도 없이 전기사용료와 인건비 감면 등 경영합리화를 위해 열차운행을 무리하게 대폭 축소했다”며 “도공은 시민 편의와 안전을 무시한 이번 결정을 하루빨리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전기사용료와 인건비 핑계로 무리한 운행축소..시민편의 무시 발상"


서울도시철도공사 구간인 5호선 가운데 한 역의 승강장 모습. 노조 측에 따르면 지난 4일 토요일 오전 출근 시간대에 각 승강장은 열차운행 축소로 인해 승객들이 열차에 탑승하지 못하는 등 아수라장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사진 = 미디어다음 자료사진] 


노조 측은 “평일 하루 148회 운행 축소로 월~금요일 낮 시간대(오전 9시~오후 6시) 열차 운행간격이 5호선과 7호선은 5분에서 6분, 6호선과 8호선은 6분에서 8분으로 늘어났다”며 “특히 토요일 출근시간대는 5호선 2분30초에서 6분, 6호선 4분에서 8분, 7호선 3분에서 6분, 8호선 4분에서 9분으로 대폭 운행간격이 늘어나 승강장은 탑승하지 못한 승객들로 아수라장이 됐다”고 밝혔다.


노조 측에 따르면 주5일제가 확대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토요일 출근자가 많은 상황에서 도공 측이 무리하게 토요일 출근시간대까지 열차운행을 축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공 측은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일 운행체계로 분류, 운행횟수를 오전 8시~오후 10시까지 312회나 줄였다. 기존 운행횟수 1581회에서 1269회로 대폭 줄인 것.


노조 측은 “도공 측이 1회 운행당 전기사용료 11만원(5호선 구간 기준)와 주5일제로 추가 기관사 채용이 필요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오히려 열차운행을 축소했다”며 “이로 인해 현재 1인 승무제 특성상 승강장 안전사고 위험과 시민의 불편이 크게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역사 내의 형광등까지 1/2만 점등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노조 측은 “열차운행횟수와 간격은 도공 측이 자체적으로 판단한 혼잡도(100%의 기준은 승객이 열차 안 좌석과 손잡이를 모두 점유하고 있을 경우)에 따라 일방적으로 줄여서는 안 된다”며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의 의견 수렴과 운행횟수에 대한 합리적인 연구를 마친 후 열차운행횟수는 재논의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공 "전기사용료는 당기 순손실에서 큰 부분 차지..탄력적 배차조정 고려하겠다"

이에 대해 도공 측 관계자는 “전기사용료는 당기 순손실 2000억원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며 “열차운행횟수 축소로 절감할 수 있는 40억원은 도공으로서는 큰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공 측 지하철 구간의 혼잡도는 평소 65%가량으로 이번 조치로 인해 77%~80%까지 높일 수 있다”며 “승용차와 다른 대중교통의 특성상 혼잡도를 높여 경영효율을 높여야 할 이유가 있다”고도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승객들의 평일 출퇴근은 달라진 게 없고 주말과 평일 낮시간대 배차간격이 1~2분 정도 늘어날 뿐이다”면서 “지난 토요일 일부 혼잡한 역이 발생했던 문제는 정밀 조사를 통해 탄력적인 배차 조정 등 대책을 세울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