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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규하 전 대통령, ''격동의 현대사'' 안고 역사의 뒤안길로

아진(서울) 2006. 10. 28. 08:32

[2006-10-27 10:03]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이 26일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22일 88세로 작고한 최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이날 오전 서울 경복궁 앞 마당에서 각계 인사 2000여명의 애도 속에 엄숙하게 거행됐다. 정부 수립 이후 12번째 국민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전두환·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등 격동의 세월을 함께한 전·현직 국가원수가 참석해 고인이 가는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차인태 이북5도위원회 위원장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은 오전 10시 최 전 대통령의 관을 실은 영구차가 식장으로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영결식은 조악대 연주로 시작해 국민의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 장의위원장인 한명숙 국무총리의 조사가 식순에 의해 진행됐으며 불교·기독교·천주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치러졌다. 한 총리는 조사에서 “우리는 최규하 전 대통령과 영원히 이별하는 자리에 함께 모였다”면서 “현대사의 격랑 속에 대통령직을 맡으셔서 혼란한 정국을 국민과 더불어 감당하셨던 고인을 보내는 우리의 마음은 한없이 무겁고 슬프기만 하다”고 애도했다. 이어 최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이 식장에 설치된 두 대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3분가량 방영된 후 상주와 직계가족, 노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 전직 대통령, 한 총리 순으로 영전에 헌화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최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방영되는 동안 추모객들 사이에서는 흐느낌이 새나오기도 했다. 박정원 한양대 음대 교수는 조가로 ‘청산에 살리라’를 불렀고, 삼군 조총대원 21명이 3발씩 발사하는 조총의식을 마지막으로 영결식은 막을 내렸다. 차량 10여대로 이뤄진 운구행렬은 경찰 호위와 신호 통제를 받으며 영결식장을 떠나 오후 1시50분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착했고, 최 전 대통령 내외는 유족의 애도 속에 국가원수묘역에 안장됐다. 이날 영결식장인 경복궁 앞뜰과 운구행렬이 이어진 서울 광화문 일대에는 추도 물결이 넘쳤다. 경복궁 앞뜰에는 일부 시민들이 초청장 없이도 영결식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직접 조문하기 위해 행사장 주변에 미리 나와 기다리기도 했다. 또 운구행렬이 지나는 동안 시민들이 길가에서 조의를 표했고 주변 고층빌딩 사무실에 근무하는 회사원들도 창문을 통해 운구행렬을 바라보며 고인을 애도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