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젼 24시/웃음과 해학

김흥국 "내 뒤에 정몽준 있다고?

아진(서울) 2012. 3. 9. 13:15

 

김흥국 "내 뒤에 정몽준 있다고? 라디오 하차, 사과 없었다" [인터뷰①]
티브이데일리|
입력 2012.03.09 12:08
[티브이데일리 이소담 기자] 가수보다 예능인, 라디오DJ 타이틀이 더 익숙한 '호랑나비' 김흥국. 최근 신곡 '찍었어'를 들고 돌아온 김흥국의 표정은 예상했던 것보다 밝았다. 6개월 전 삭발을 감행했던 머리와 월드컵 16강 공약으로 밀었던 콧수염은 그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듯 길게 자라있었다.

지난 7일 서울 논현동에서 김흥국을 만나 인터뷰를 가장한 그의 속마음을 들이대는 시간을 가졌다.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후 아침마다 축구로 해장을 한다는 김흥국과의 대화는 무척이나 유쾌한 시간이었다.

"봄이 다가오고 있다. 봄은 '호랑나비'의 계절이다. 누구 보다 봄이 기다려진다. 라디오 하차 후 반년 이상을 쉬었다. 마이크를 잡고 싶다. 매일 청취자와 함께 하는 두 시간이 너무 그립다."

느긋하게 봄을 기다리는 듯 하면서도 왠지 모를 초조함이 느껴졌다. 이번 봄 개편을 그냥 보내고 나면 가을을 기다려야 한다. 김흥국은 "봄이 지나면 또 6개월을 쉬어야 한다. 기러기 아빠 9년차다. 아이들 교육비 생각도 해야 한다. 좋은 소식이 오길 기다리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김흥국은 지난해 6월,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몽준의 선거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문화방송에서 퇴출당하고 1인 시위를 벌였다. 당시 김흥국은 삭발까지 감행하며 DJ 퇴출에 대해 반발했다.

"MBC에서 라디오 DJ를 십여년 했다. 지금의 나를 키워준 잊을 수 없는 곳이다. 그러던 중 2002년 월드컵 이후 정몽준 의원을 만났다. 대선 캠프에 들어와 도와주지 않겠느냐고 해서 라디오를 정식으로 그만두고 선거캠프에 합류했다. 그후 MBC에서 요청이 들어와 DJ자리를 다시 맡게 됐다. 원래 나간 사람을 다시 받아주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난 예외였다. 그런데 갑자기 하차 통보를 받았다. 일신상의 이유로 내가 자진하차 했다고 보도자료를 뿌렸더라. 사실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이것저것 따지면 뭐하나. 난 약자일 뿐이다."

김흥국의 1인시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쏠렸던 것도 사실이다. 정치적 이념이나 소신이 아닌 제 밥그릇 챙기기란 비판도 나왔다.

"1인 시위를 했었다. 할 짓이 못 된다.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기 힘들었다. 그래서 관뒀다. 또 삭발을 했더니 땡볕에 뜨겁기도 했다.(웃음) 주변에선 복직 될 때까지 시위를 하거나 방송국 앞에서 쓰러지는 시늉이라도 하라더라. 하지만 이왕이면 깨끗하게 관두자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김흥국은 라디오를 진행하며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최근에도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 종종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며 라디오의 매력에 대해 열거했다. 그리고 DJ에 대한 욕심을 서슴없이 내보였다.

96년 MBC 연기대상 라디오부문 우수상, 99년 최우수상 수상. 지난 2010년엔 제17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라디오진행상과 MBC 라디오 골든 마우스상까지 받은 김흥국이기에 라디오에 대한 그의 애착은 클 수밖에 없다.

"6개월을 기다렸는데 아직 사과 한마디 없다. 다시 기회를 주겠단 말은 더더욱 없다. 난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가 아니라 예능 오락 프로그램 DJ다. 고래 등 싸움에 내 등이 터진 거다. 나를 보수 우파라 단정 짓고 좌파를 솎아내면서 우파도 한 사람 희생시킨 모양새를 차린 거다. 내 뒤에 정몽준 의원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이런 저런 인맥을 다 따져보면 라디오 진행을 맡을 사람이 어디 있나."

쉬는 동안 이곳저곳을 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는 김흥국은 라디오 DJ 복귀 이유로 청취자들의 지지를 들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책임지라고 하더라. 왜냐고 물으니,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를 들으며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그걸 못하니 수명이 단축되는 기분이라더라. 지친 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 '씨버러버' 같은 유명한 실수도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 라디오는 내 삶이다. 으아, 들이대!"

[티브이데일리 이소담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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