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감명의 글

아들..... 보아라

아진(서울) 2007. 12. 13. 15:29
 

아버지(1)


가을 한철에만 농어낚시가 허용되는 호수에서

아버지와 열 살 된 아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농어잡이가 허용되기 바로 전 날이었습니다

몇 시간을 낚시대 앞에 앉아 있었지만 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밤이 으슥할 무렵 드디어 아들의 낚시대 끝이 둥그렇게 구부러지며

큼직한 놈이 한마리 걸려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고기를 잡는 모습을 흐믓한 마음으로 지켜보다가

물고기가 상당이 큰 놈이라는것을 알고 고기를 달빛에 비춰보니 농어였습니다.

아버지는 시계를 보았습니다.

밤 10시 30분. 농어잡이는 내일부터 허용되었고

지금은 농어 이외의 고기만 잡을수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농어는 1시간 30분후부터 잡을수 있습니다.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호수엔 낚시꾼도 배도 없었습니다

"얘야, 그 농어는 풀어주고 우리는 다른것을 잡도록 하자구나."

"안 돼요 아버지, 이렇게 큰 물고기를 잡은 건 처음이에요."

펄떡이는 농어를 내려다보는 아들의 얼굴은 울상이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단호한 결정에 아들은 농어를 놓아주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뒤 아들이 자라서 중년의 나이가 되어 사업가로 크게 성공하였습니다.

정직하고 모범적인 경영자로 뽑혀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는 열 살 때의 그 사건을 통해

아버지로 부터 '진정한 정직'을 배웠노라고 말했습니다.


아버지(2)

한 아버지가 여섯살짜리 아이를 옆자리에 태우고 가다가

그만 신호위반으로 교통경찰에게 걸리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는 차를 세우고 운전면허증과

그 밑에 만원짜리 몇장을 살짝 감추어 건네 줬습니다.

그러자 경찰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경례를 붙이며

그냥 보내 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는 눈이 똥그래져서 이 광경을 보고 있었습니다.

"괜찮다, 얘야. 다들 그렇게 한단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방학을 맞이해 과일가게에서 한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싱싱한 과일은 잘 보이게 해놓고

오래된 과일은 뒤에 감춰 두었다가 팔 때

끼워 파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괜찮아, 다들 그렇게 해서 과일을 판단다."

아이가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 취직을 했으나

큰 횡령사건을 저지르고 감옥에 수감되고 말았습니다.

면회를 온 부모님들이 말합니다.

"아이고 이놈아! 넌 도대체 누굴 닮은거냐!

왜 너는 가르치지도 않은 짓을 했느냔 말이다."

"괜찮아요 아버지, 다들 그렇게 해요.

전 재수가 없어서 걸린 것 뿐이예요."


최용우 / 청소부 친구가 더 좋은 이유 中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