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감동의 일화

온 세상이 더러워질까 봐

아진(서울) 2007. 5. 15. 07:49

작은딸이 7살일 때 이야기입니다.

가까운 피아노 학원을 다니다가

이사를 하는 바람에 학원을 옮겨야 하는데

꼭 전에 다니던 학원을 다니고 싶어 해서

아이 걸음으로 15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학원에 걸어 다닐 때입니다.


어느 날 오후 현관문 앞에서

큰 소리로 엄마를 부릅니다.

"그래! 의진이 왔니? 문 열렸으니 들어와."

그러자 의진이가 자랑스럽게 큰소리로 외칩니다.

"엄마! 제 손에 든 것이 많아서 문을 열 수 없어요!"


무슨 소린가 하여 문을 열었더니 딸아이가

양손 가득 쓰레기를 잔뜩 들고 서있었습니다.

어찌 된 거냐고 물으니 언니오빠들이

학원 근처 분식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갔다면서

아이스크림 껍데기, 떡볶이 컵 등을 주워서

양손 가득 들고 학교 앞에서부터

걸어서 집으로 가져 온 것입니다.


아파트 올라오는 언덕에서 쓰레기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써서 들고 온 티가 납니다!

얼굴이 상기된 채...

손등엔 떡볶이 컵에서 흘러내린 국물이 주르륵...


"온 세상이 더러워질까 봐 제가 다 들고 왔어요!"


순간 엉뚱하다 생각했지만

칭찬을 많이 해 주었습니다.

의진이의 그런 예쁜 마음이

온 세상을 깨끗하게 한다고...


- 주안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