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딸이 7살일 때 이야기입니다.
가까운 피아노 학원을 다니다가
이사를 하는 바람에 학원을 옮겨야 하는데
꼭 전에 다니던 학원을 다니고 싶어 해서
아이 걸음으로 15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학원에 걸어 다닐 때입니다.
어느 날 오후 현관문 앞에서
큰 소리로 엄마를 부릅니다.
"그래! 의진이 왔니? 문 열렸으니 들어와."
그러자 의진이가 자랑스럽게 큰소리로 외칩니다.
"엄마! 제 손에 든 것이 많아서 문을 열 수 없어요!"
무슨 소린가 하여 문을 열었더니 딸아이가
양손 가득 쓰레기를 잔뜩 들고 서있었습니다.
어찌 된 거냐고 물으니 언니오빠들이
학원 근처 분식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갔다면서
아이스크림 껍데기, 떡볶이 컵 등을 주워서
양손 가득 들고 학교 앞에서부터
걸어서 집으로 가져 온 것입니다.
아파트 올라오는 언덕에서 쓰레기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써서 들고 온 티가 납니다!
얼굴이 상기된 채...
손등엔 떡볶이 컵에서 흘러내린 국물이 주르륵...
"온 세상이 더러워질까 봐 제가 다 들고 왔어요!"
순간 엉뚱하다 생각했지만
칭찬을 많이 해 주었습니다.
의진이의 그런 예쁜 마음이
온 세상을 깨끗하게 한다고...
- 주안에 -
'세상이야기 > 감동의 일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의 핸드폰 속 글귀 (0) | 2007.06.12 |
---|---|
어머니 1주기(週忌)를 치르며 (0) | 2007.05.23 |
그래도 사는 길은 있습니다 (0) | 2007.04.27 |
사람이 아름답게 될 때 (0) | 2007.04.19 |
아들아 벌써 철이 들었구나 (0) | 2007.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