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젼 24시/행복한 세상

*여름 이야기*

아진(서울) 2018. 6. 25. 20:12

*여름 이야기* 그 불볕더위 아래서 발뒤끔치 세우고 살금살금 다가가 잠자리를 잡았다. 말똥거리는 눈을 바라보다 잠자리를 하늘로 날려보냈다 그 높은 미루나무 끝까지 올라가 기어이 매미를 잡았다 쪼르르 내려올 때부터 '맴맴맴' 어찌나 우는지 바로 놓아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애를 태우며 고기를 몇 마리 낚아 나뭇가지에 꿰어 집으로 가져왔다 어머니께서 보시고 못 먹는고기라며 돼지에게 줘 버렸다. 그 바닷가 모래밭에 성을 쌓았다 더 넓게,더 높게,더 튼튼히 짓느라 해 가는 줄 몰랐다 어머니께서"용철아, 밥 먹으러 오니라." 하고 부르시면 친구들과 일제히 성을 밟아 버렸다. 그 여름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 애태움,그 설렘,그 꿈들은 다 사라져 버린 건가? 그것들은 다 허무고 환상이었던가? 오늘 나는 그것들을 떠올리며 여름을 맞고 있다 그 즐거움을 따라 도시를 걷고 있다. 그것들은 때마다 깨알처럼 튀어 올라 나를 지혜롭게 하고 풍성하게 한다. 아, 그것들은 미리 준비된 오늘을 위한 선물이었다. -꽃길 우체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