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에겐 ‘금자탑`이요, 전라북도에겐
’희망‘이라고 하는 새만금방조제가 이어졌다.
21일 오후 전라북도 군산과 부안 앞바다 33㎞를 가르는
새만금 방조제의 끝막이 공사 작업이 마무리 된 가운데 강현욱 전북 도지사와 박홍수 농림부장관, 건설회사 관계자들이 메워진 방파제 위에서 만세
삼창을 하며 환호했다. 그들의 웃음과 환호 뒤에는 많은 울음과 아픔이 있다. 죽어가는 갯벌의 수많은 생명, 삶터를 빼앗긴 새만금연안주민.
물려받아야 할 환경의 주인인 미래세대. 자연을 아끼는 세상의 모든 이들. 이 모든 울음과 아픔 위에 새만금 방조제 33Km가 완공되어진 것이다.
그러나 만세부르는 그들에게는 이 모든 아픔과 울음은 아무것도 아닐게다. 그러나 그 울음은 단순한 울음이 아니다. 절망의 울음이 아니다. 새로운
희망을 꿈꾸기 위한 정직한 절망의 울음이다. 새만금 갯벌의 생명과 평화의 기운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반성의 울음이다. 언젠가 다시 터질 방조제와
되살아 날 갯벌을 기다리는 희망의 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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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4공구가 막힐 때 현장 사진, 방조제가 이어짐을 축하하는 환호성 뒤에는 많은 울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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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새만금 방조제가 끊어놓은 것들
새만금방조제가 이어 놓은 것은 단지
33킬로미터의 도로뿐이다. 그러나 그 바다에 그어놓은 탐욕의 도로가 끊어놓은 것은 소중한 것들은 너무나 많다.
만경강과 동진강을 타고
낮은 곳으로 흘러온 물들이 새만금에서 만난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는 땅과 바다의 생명의 기운이 만나 더욱 풍요로운 곳이다. 새만금
방조제는 그 두 기운을 끊어놓아 죽음의 땅으로 만든다.
강에서 흘러내려온 흙이 쌓여 갯벌이라는 논밭이 만들어진다. 그 갯벌은 논과 달리
바닷물이 있어야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비료도 농약도 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내벼려 두면 계절마다 끊임없이 많은 것들을 우리에게 내어준다.
새만금 방조제는 바다와 갯벌을 가로막아 어머니의 땅인 갯벌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수많은 뭇생명들의 숨통을 끊고
있다.
새만금에는 갯벌과 바다에 감사하며 살아온 주민들이 있다. 몇 푼의 보상으로 자신의 삶터이자 일터인 갯벌을 빼앗긴 주민들은
이제 그 곳을 떠나야 한다. 새만금방조제는 자연과 인간의 그 아름다운 공존의 관계를 끊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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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평화로웠던 저 갯벌과 뭇생명과 인간 그 생명의 고리를 끊어 놓은 새만금 방조제는 언젠간
자연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사진/백용해 | |
“진실을 말하지 않고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방조제의
완공으로 새만금 바다와 갯벌은 더욱 빨리 죽어갈 것이다. 정부에서 내어놓은 많은 수질대책도 썩어서 경고하는 갯벌의 경고를 피할 수는 없다.
환경재앙의 문제가 생겼을 때 자연의 섭리를 인간의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오만한 이들은 새만금 갯벌의 경고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새만금이 썩어 심각한 오염이 되어도 자신의 과오를 숨기는 것에 급급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죽어가는 새만금 갯벌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새만금 방조제가 끊어놓은 것들로 인해 생기는 많은 문제점들을 꼼꼼히 지켜보고 기록하고 알릴 것입니다. 새만금 환경조사단을 구성하여 정부가 말하는
친환경적 개발의 문제점을 밝혀낼 것입니다.
새만금 사업은 국민의 혈세로 진행한 국책사업이다. 시화호의 오염으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책입안자와 관계자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이번 새만금 사업에 참여한 정책당국자, 전문가의 역할과 입장을
정리해서 정치적, 사회적, 법률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다시는 정치적 이해로 몇몇 소수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혈세로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새만금운동 백서를 만들어 그동안의 새만금운동을 되돌아보며 반성할 뿐 아니라 새만금 찬성론자들을 꼭 기억할 것입니다. 진실을
말하지 않고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는 되풀이됨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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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1일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된 날,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아 점점 말라가는 새만금 갯벌.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물기를 찾아 조개들이 모여서 서서히 말라죽어가고 있다.
사진/농발게 | |
이 날을 목놓아 통곡하노라~
4월 23일 오랫동안 새만금 갯벌을 지켜온 장승이
서있는 해창갯벌에서 ‘새만금 생명평화기원제’ 행사를 진행하였다. 4대종단(불교, 기독교, 원불교, 천주교)의 종교인들과 환경운동가들 그리고
새만금갯벌을 사랑하는 많은 시민들이 모두모여 새만금 갯벌에 죽어가는 모든 생명들을 위해 마음을 모았다. 죽어가는 새만금 갯벌과 뭇생명들 앞에서
부끄러운 마음과 슬픈 마음을 담아 희망의 울음을 울었다. 하늘도 바다도 갯벌도 그 마음을 담아 바람으로 비로 울음을 함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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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도 바다도 갯벌도 사람도 함께 울음을 울었던 새만금 생명평화의 날, 그
슬픔의 힘을 새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어야 한다. 새 희망의 기다림을
위해.. | |
위암 장지연 선생은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황성신문에 "시일야 방성대곡 (是日也放聲大哭)"이란 사설을 써서
일제의 흉계를 통박하고 그 사실을 전국민에게 알려 서울 장안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우리도 새만금방조제가 완성되는 날을 목놓아 통곡해야 한다. 새만금 갯벌은
새만금연안주민들만의 것도 전라북도민만의 것도 아닌 우리나라 모든 국민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만금 시일야방성대곡은 새만금갯벌을 살리기 위해
힘쓴 이들뿐 아니라 전국민의 울음이다. 장지연 선생의 글중 마지막 글을 빌려 이날을 통곡해본다. 실컷 울고 다시 희망의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아아 분하도다! 우리 새만금, 자신의 삶터를 파괴하는 국민들! 살았는가!
죽었는가! 단군 기자 이래 4천년 생명의 땅이 하룻밤 사이에 졸연히 멸망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다! 새만금!
새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