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동네 어귀에서는 풀빵 장수 아주머니 때문에
종종 보리자루 파동이 일어났었다.
비오는 날이면 더욱 기승을 부리던 풀빵냄새 덕에
돈 구경 못한 아이들은 궁여지책으로 보릿자루를 들고 달려가야 했다.
읍내에 장이 서는 날이면 어머니는 닭 몇 마리, 마늘, 고추, 참깨 등을 머리에 이고
30리 흙길을 걸어 장터에 내다 파시고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돌아 오셨다.
바구니엔 언제나 풀빵을 챙기시는 것을 잊지 않으셨다.
풀빵 값이면 버스를 타고도 충분하시겠지만,
어머니는 단 한 번도 풀빵 대신 버스를 선택하신 적이 없으셨다.
8남매에게 풀빵이 하나씩 돌아가고 간혹 한, 두 개 남을라치면,
나는 아들이라는 특권으로 한 개 정도 더 포개어 주시곤 하셨다.
차갑게 식어버린 풀빵이 그땐 왜 그렇게 맛이 있었을까.
그 풀빵을 먹는 사이 어머니는 부엌에서 찬물로 배를 채우셨다.
해가가면 잊혀 질까, 늙어지면 희미해질까. 손자를 보면 사라질까…
어머니 그 부르튼 발이 만리심(萬里心)이 되어
5월의 밤별을 헤이게 합니다.
2013.5.9. 사랑의 편지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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