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런 중에서도 나의 지난 목회 38년을 돌이켜 보며 아쉬운 마음, 후회스런 마음이 3가지가 있다.
첫째는 열심히 하나님 일 한답시고 가정을 나무 소홀히 하였던 점이다. 그래서 아픈 대가를 치르고서야 지혜로운 생각이 아님을 알게 되었던 점이다.
둘째는 현장(現場)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젖어 현장에서의 일에만 메달려 공부에 소홀히 하였던 점이다. 물론 그간에도 책읽기는 나름대로 이어왔기에 공부를 아니하였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여기서 공부라 함은 체계적인 신학, 기본이 튼튼한 사회과학 등을 일컫는다. 돌이켜 보면 신학교 2학년 재학생이었던 시절에 빈민촌에서의 개척 목회를 시작하였기에 그 시절부터 학문적인 탐구와는 멀어지기 시작하였던 것 같다. 빈민촌 사역이란 것이 마치 밑빠진 독에 물붓기와도 같아서 신학생이면서 학문으로서의 신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그렇더라도 10년쯤 하고 난 후에는 현장을 벗어나 3, 4년 체계적인 학문연구에 몰두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옳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스러움을 지금도 품고 있다.
세번째는 가장 후회스러움이 짙은 사안인데 그간에 열심히 일하였던 것은 좋았으나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구분하지 못한 채로 마냥 열심히만 일하여 왔던 것에 대한 후회스러움이다. 이 점은 지난 38년 목회 중에서 후반부에서 더욱 아쉬움이 짙다. 30세에 사역을 시작한 후로 전반부에는 빈민촌에서, 농촌개척지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만하여 왔으나 40대 후반들어 조금씩 하는 일이 알려지게 되고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초청하는 곳들도 늘어나게 되면서부터 턱없이 바빠지게 되었다. 그래서 급한 일과 중요한 일에 대한 구분에 소홀하여지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나마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평정심을 유지한 채로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를 드린다. “성령님 그간에 열심히 일한다면서 앞뒤를 분별치 못하고 급한 일들만 쫓아다니느라 시행착오를 많이 하고 세월을 허비하고 체력을 허비한 날들을 회개합니다. 이제나마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와 여유를 주셔서 바른 처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이란 주제에 관련하여 예수께서 이르신 말씀을 살펴보자. 먼저 누가복음서에서 ‘마르다와 마리아’란 이름의 자매와 예수님 사이에 나눈 대화의 경우이다. 그녀들이 사는 마을을 지나시다가 예수께서 그 집에 초청을 받아 들리셨다. 존귀한 손님을 맞은 그 가정에서는 대접하느라 법석을 떨었다. 언니인 마르다는 음식 장만하느라 마음이 몹시 분주하였다. 그런데 동생인 마리아는 언니와는 태도가 전연 달랐다. 음식 마련엔 전연 아랑곳하지를 않은 채로 예수의 발 아래 앉아 말씀 듣기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언니 마르다는 예수께 하소연하는 것이었다.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지 아니하시나이까? 저를 명하사 나를 도와주라 하소서”(누가복음 10장 40절) 넉넉히 이해됨직한 말이었다. 믿고 따르는 예수께 얌체인 동생을 나무라 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런데 언니 마르다의 이런 말에 예수께서 다음같이 답하셨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너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그러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누가복음 10장 41,42절) 예수의 이 답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 일이냐에 대한 내용이다. “가장 소중한 것은 예수님께 음식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다”는 답이다. 동생 마리아는 그 가장 중요한 일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생은 선택이다”고 하였듯이 우선 보고 느끼기에 급한 일에 자신을 투자하느냐 아니면 가장 중요한 일에 자신을 투자하느냐에 대한 선택이 우리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고 때로는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아멘 - 김진홍목사님의 아침 묵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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